대림 1주(주일) - 씨앗 하나
마태복음 17:14~20
그들이 무리에게 오니, 한 사람이 예수께 다가와서 무릎을 꿇고 말하였다.
"주님, 내 아들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간질병으로 몹시 고통받고 있습니다. 자주 불 속에 빠지기도 하고, 물 속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이를 선생님의 제자들에게 데리고 왔으나, 그들은 고치지 못하였습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아! 믿음이 없고 비뚤어진 세대여, 내가 언제까지 너희와 같이 있어야 하겠느냐? 내가 언제까지 너희에게 참아야 하겠느냐? 아이를 내게 데려오너라."
그리고 예수께서 귀신을 꾸짖으셨다. 그러자 귀신이 아이에게서 나가고, 아이는 그 순간에 나았다.
그 때에 제자들이 따로 예수께 다가가서 물었다. "우리는 어찌하여 귀신을 쫓아내지 못했습니까?"
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너희의 믿음이 적기 때문이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산더러 '여기에서 저기로 옮겨가라!' 하면 그대로 될 것이요, 너희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겨자씨 ‘한 알’, 아니, ‘한 톨’이란 말도 과하다. 겨자씨는 작은 것 중에서 가장 작은 것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 작은 겨자씨가 자라나 새들이 날아들어 쉼을 얻고 수다 떨 수 있을 거대한 의미 공간이 된다고 설명하신다. 이런 일이 생 길 수 있는 이유는 이 작은 씨앗 속에 담겨진 옹골진 생명 때문이다. 작은 씨앗이 땅에 심기고 움트면 이런 창대한 세계가 펼쳐진다. 하나님의 창조는 늘 이런 식이다. 평범 속에 비범을 숨겨 놓는다. 그러니 어느 것 하나 하잘 것 없는 게 없다. 우리를 휘돌 아 선 세계는 생명의 합창소리가 아름답고 웅대하게 펼쳐져 있다.
식탁 위에 올라오는 밥 한공기만 해도 그렇다. 여기엔 온 우주가 담겨 있다. 하나 님이 창조하신 따사로운 햇볕, 바람, 비는 기본이고, 추수하는 농부들의 땀, 탈곡해서 포장하는 이들의 분주한 손길, 쌀 포대를 운반하는 운전기사와 택배 기사들의 수고, 건강한 먹거리와 시장의 안전을 보장하는 선한 정부, 그리고 사랑으로 밥을 지어 가족을 먹이는 엄마의 따뜻한 사랑까지. 이 모든 우주의 신비가 밥 한 공기에 담겨있다. 그렇게 하나님의 신비는 작고 미천한 것들 속에서 꿈틀거린다.
대림의 절기는 작디작은 마을 베들레헴에서 하나님의 아들이 오시길 기다리는 시 간이다. 그러나 이 시간은 단순히 교회 성탄 트리를 장식하며 크고 화려함을 드러내는 시간이 될 수 없다. 오히려 그리스도인에게 대림의 시간은 작은 생명 속에도 옹골진 하나님의 생명력이 담겨 있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 일상 속에서 신비를 발견해 나 가는 시간이 돼야하지 않을까? 그것이 어쩌면, 우리에게 주어진 겨자씨 같은 믿음이고, 그 믿음으로 창조세계 가운데 깃든 하나님을 발견하게 되는 신비의 세계를 여는 열쇠가 될 것이다.
● 묵상을 위한 질문
내 일상에서 작지만 생명력 있는 것은 무엇인가?
● 한줄기도
주님, 당신께서는 모든 생명을 귀하고 신비롭게 창조하셨습니다. 이 창조의 신비가 우리의 작은 일상과 자연 속에서 건강히 움트게 하여 주옵소서.